Uncategorized

우주에서는 죽은 사람의 시신을 어떻게 처리할까?

우주에서 사람이 죽는다면,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질까?

우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와는 완전히 다른 환경입니다. 대기, 기압, 온도, 중력 등 인간 생존에 필수적인 조건들이 거의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 속에서 생명이 멈춘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낯설고 두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만약 누군가가 우주에서 생명을 잃는다면, 그 이후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우선, 죽음이 발생한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상황은 크게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우주복을 입은 상태에서 우주선 밖, 즉 진공 상태의 우주 공간에서 사망하게 된다면, 시신은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그 형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우주는 극도로 건조하고 온도 변화가 극심한 곳입니다. 그래서 부패를 유발하는 세균들이 살아남기 어렵고, 산소도 없기 때문에 일반적인 부패 과정이 진행되지 않습니다. 시신은 어찌 보면 ‘자연 냉동’ 상태로 보존되는 셈이지요. 다만 태양빛이 직접 닿는 경우라면, 극도로 뜨거운 온도로 인해 외부 조직이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그늘지거나 태양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는 영하 수백 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냉동 상태로 변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대부분의 우주인들은 우주선 내부, 즉 국제우주정거장(ISS)이나 우주 캡슐 안에서 활동을 하므로, 사망이 발생한다면 그 내부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이런 밀폐된 공간 안에서 사람이 사망하면, 지구와 비슷한 대기 조건 속이기 때문에 시신은 일반적인 방식으로 부패하게 됩니다. ISS의 온도는 약 22도 내외로 유지되며, 공기 중의 산소와 습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시신 내부에 있는 미생물 활동이 부패를 유발하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우주 임무 중 매우 예외적인 케이스로 간주됩니다. 지금까지 실제로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우주인이 사망한 사례는 없으며, 이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 존재하긴 하지만 실제 적용 사례는 없는 상태입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중력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시신이 어떤 위치에 놓이느냐에 따라 부패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중력이 없다면, 체내 혈액과 체액이 아래로 가라앉지 않기 때문에 시신의 부패 흔적이나 색 변화도 우리가 지상에서 흔히 보는 것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마치 시신이 ‘떠 있는 듯한 상태’에서 변화가 진행되므로, 시각적으로도 매우 이질적인 모습이 될 수 있지요.

결국 우주라는 공간은 ‘죽음’조차도 지구에서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맞이하게 되는 곳입니다. 인간이 경험하지 못했던 조건 아래에서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은, 우리가 생과 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개념조차 다시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시신을 어떻게 다룰까?

현재 인류가 우주에 가장 오래 머물 수 있는 공간은 국제우주정거장(ISS)입니다. 지구로부터 약 400km 상공을 돌고 있는 이 정거장은 최대 6명의 우주인이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실험, 관측, 기술 시험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누구도 쉽게 말하지 않는 한 가지 시나리오도 상상해봐야 합니다. 바로 “ISS에서 누군가가 사망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지금까지는 다행히도 실제 사례가 없지만, 우주에서의 장기 체류가 늘어나고 우주 관광, 민간 탐사 등이 활발해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언젠가는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주 기관들은 이런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을까요?

정답은 그렇다입니다. NASA를 비롯한 우주기관들은 비상 상황에 대한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수립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우주 사망자 처리 지침’도 포함돼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시신을 곧바로 지구로 가져올 수는 없다는 현실적인 한계입니다. ISS에는 별도의 ‘시신 저장 공간’이 없으며, 냉동고 같은 보관 설비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한 한 ‘임시 보관’의 개념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NASA가 과거 검토했던 시나리오 중 하나는 시신을 우주복에 넣은 채 밀봉하고, ISS 내의 창고 공간이나 비어 있는 모듈에 고정하여 최대한 냉각 상태를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이는 부패 속도를 늦추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이며, 다른 우주인들의 안전과 위생을 고려한 결정이기도 합니다.

또 다른 실험적인 제안으로는 ‘Body Back(바디 백)’이라는 장비가 있습니다. 이 장비는 일종의 특수 시신 보관 포대인데, 안에 넣은 후 진공 상태로 밀봉하고, 정거장의 외부 혹은 비활성 공간에 부착하여 자연 냉동 보관하는 방식입니다. 실제 사용된 적은 없지만, 기술적으로는 충분히 검토되고 있는 안입니다.

이러한 조치들은 궁극적으로 시신을 지구로 가져오기 위한 준비 과정입니다. 차후 귀환 임무가 도착하거나 ISS에서 귀환 캡슐이 준비됐을 때, 시신은 지구로 운반되어 가족에게 인도되며, 지상에서 정식 장례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여기에 또 하나 중요한 요소가 있습니다. 바로 함께 있는 우주인들의 심리적 충격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동료의 죽음을 마주하고, 장기간 같은 공간에서 시신과 함께 생활해야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정신적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심리적 대응 매뉴얼, 상담 체계, 원격 심리 지원까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이 자주 강조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아직까지 시신 처리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은 없지만, 가능한 상황에 대비한 절차와 기술적 준비는 이미 상당 수준으로 마련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우주에서의 생명 존중은,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신중하고 엄숙하게 다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미래의 화성 거주 시대, 장례 문화는 어떻게 변할까?

우주 탐사는 더 이상 공상과학 소설 속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NASA, 스페이스X, ESA 등 세계 여러 우주기관과 민간 기업들이 화성 유인 탐사 및 정착을 목표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으며, 머지않은 미래에는 화성 거주라는 개념이 현실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곳에서의 삶은 물론, ‘죽음’은 어떻게 받아들여질까요? 지구에서 오랜 세월 이어져온 장례 문화가 화성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까요?

먼저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화성이라는 환경적 제약입니다. 화성은 대기 중 산소 농도가 거의 없고, 기온은 평균 영하 60도에 달합니다. 또한 중력은 지구의 약 1/3밖에 되지 않으며, 지하 방사선도 강한 편입니다. 이러한 조건은 우리가 아는 장례 방식, 예컨대 매장이나 화장을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지하 매장은 얼어붙은 토양을 깊이 파는 데만도 막대한 에너지와 장비가 필요합니다. 표면에 간단히 묻는다고 해도 방사선 노출 문제와 위생 문제가 생길 수 있으며, 기압 차로 인해 토양이 안정적으로 유지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화성에서는 화장을 선택할 수 있을까요? 이 역시 간단하지 않습니다. 산소가 희박한 대기 환경에서는 연소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시신을 태우기 위해선 산소를 인위적으로 공급하고, 고온을 유지할 수 있는 별도의 장비가 필요합니다. 이 역시 자원 낭비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방식은 ‘수분 제거 및 냉동 건조 장례’입니다. 일명 ‘프로메션(Promession)’이라는 기술로, 시신을 액체 질소로 급속 냉동시킨 후 진동으로 부스러뜨리고, 남은 가루를 생분해 가능한 캡슐에 넣어 보관하거나 저장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식은 지구에서도 친환경 장례로 연구되고 있으며, 화성과 같은 폐쇄된 생태계에서도 비교적 에너지 효율이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장례’라는 개념 자체가 문화적으로 변화할 가능성도 큽니다. 화성 정착민들은 지구의 전통 장례 관습을 그대로 따르기보다는, 새로운 공동체의 가치와 환경 조건을 반영한 고유의 장례 문화를 만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신을 특별한 메모리 캡슐에 담아 공동 기념 공간에 보관하거나, 디지털화된 ‘추모 아카이브’를 통해 고인을 기억하는 방식도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VR을 활용한 가상 추도식이나, 태양광으로 작동하는 ‘기념 비콘’을 표면에 설치하는 식의 상징적 의식도 가능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화성 거주민들에게도 삶의 마무리를 존엄하게 기념할 수 있는 제도와 의식이 마련되는 일입니다. 생명에 대한 존중은 지구에서뿐 아니라 우주 어디에서든 인간 공동체가 지켜야 할 가치이기 때문입니다.

미래의 장례 문화는 단지 과거의 전통을 이어받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과 철학에 맞춰 ‘삶과 죽음을 함께 성찰하는 방식’으로 진화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우리가 우주에서 어떤 공동체로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깊은 질문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우주 장례식’은 실현 가능한가?

영화나 소설 속에서 종종 등장하는 장면 중 하나가 바로 ‘우주 장례식’입니다. 누군가 우주선에서 생을 마감하면, 동료들은 조용히 고인을 우주 밖으로 떠나보냅니다. 시신은 별들 사이를 유영하며 끝없는 우주로 사라지고, 우리는 그것을 숭고한 이별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장면이 현실 속에서도 가능할까요? 기술적으로, 윤리적으로, 그리고 법적으로 말입니다.

우선 기술적 측면에서 보면, 시신을 우주로 방출하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우주선의 외부 해치를 열고, 일정한 방향과 속도로 시신을 내보내면, 그것은 지구 궤도 혹은 우주 공간을 떠돌게 됩니다. 실제로 미국의 민간 우주장례 기업 ‘셀레스티스(Celestis)’는 일부 유골을 소량 수집해 위성 발사체에 함께 실어 우주에 보내는 서비스를 이미 상용화했습니다. 2023년에는 스타트렉의 창시자 진 로든베리와 배우 니콜 니콜스의 유해가 ‘영원한 우주 항해’라는 콘셉트로 우주에 발사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엔 윤리적, 환경적 문제가 뒤따릅니다. 시신 전체를 우주에 방출하게 되면 그것이 우주 쓰레기(Space Debris)로 남게 됩니다. 이미 수많은 인공위성과 폐기 부품들이 궤도를 떠다니며 위험 요소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시신조차 궤도에 올려 보내는 것은 또 하나의 위협이 될 수 있습니다. 특히 ISS 같은 우주시설 근처에 시신이 떠다닌다면 충돌 위험성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우주 환경은 진공 상태라 부패가 느리지만, 생물학적 오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우주법 측면에서도 고려할 점이 많습니다. 현재 국제사회는 ‘우주조약(Outer Space Treaty)’에 따라 우주를 모든 인류의 공동 자산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주 공간을 특정 개인이나 국가가 독점하거나 오염시켜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지요. 이 조약의 해석에 따라, 시신을 의도적으로 우주에 유기하는 행위가 ‘우주의 오염’으로 간주될 수 있으며,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여지도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우주 장례식은 불가능한 일일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우주에 시신을 방출’하는 방식보다는, ‘상징적인 우주 장례’**가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소량의 유골이나 DNA 샘플을 우주에 보내는 방식, 또는 고인의 이름을 인공위성에 새겨 궤도에 올리는 방법 등은 기술적 부담은 낮추고, 상징성과 추모의 의미는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방식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우주에서 거행되는 ‘가상 장례식’입니다. VR이나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하여 지구에서 가족들이 가상 공간을 통해 고인을 기리고, 우주에 있는 동료들이 실시간으로 추모의 순간을 함께할 수 있는 방식도 구상되고 있습니다. 이는 자원 절약과 동시에 정서적 만족을 모두 충족할 수 있는 새로운 장례 문화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결국 우주 장례식의 실현 여부는 기술 그 자체보다도 우리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기념할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죽음은 인간의 보편적인 경험이지만, 그 표현 방식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진화해왔습니다. 지구를 넘어선 인류의 삶이 시작되는 지금, 죽음을 대하는 태도 역시 새로운 문명에 걸맞은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