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Y 아크릴판으로 어항 만들기 아크릴 수조

지인께서 구피 물고기를 몇 마리 주셨어요. 반려동물은 손이 많이 가서 안 키우는 편인데, 꼬리 치면서 밥 달라고 하는 듯한 모습이 귀엽더라고요. 어항 앞에만 가도 구피들이 몰려와서 나를 반겨주네요. 밥 달라는 거겠죠.

8마리를 받아왔는데 어항이 필요해서 쿠팡에서 간단한 거 구매했어요. 책장에 들어갈 정도의 작은 어항입니다. 여과기와 수초, 이것저것 구매하여 예쁘게 꾸몄어요. 그런데 계속 보고 있으니 구피들이 너무 좁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큰 어항을 만들어 주기로 했습니다. 소파 옆에 단독으로 놓을 수 있는 어항을요.

 

아크릴 어항 설계

옆으로 긴 형태는 아니고, 세로로 긴 형태로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그러면 무게중심도 중요하겠죠. 넘어지면 안 되니까요.

어항은 보통 유리로 많이 만들지만 재료는 아크릴판으로 정했습니다. 유리보다 깨질 우려가 적고, 더 깔끔해 보입니다.

유리로 만들면 접합 면을 실리콘으로 연결하고 방수도 실리콘으로 처리해야 해요. 실리콘으로 작업하는 것은 실리콘 작업 실력에 따라 얼마나 깨끗하고 이쁘게 만들 수 있는지 차이가 있습니다. 유리 접합 면에 실리콘을 많이 바르면 보기 싫고, 적게 바르면 약하거나 물이  수 있어요. 아무리 적게 바르더라도 그 부분이 보이기 때문에 제가 추구하는 컨셉의 어항으로서는 마음에 들지 않을 것 같았어요.

하지만, 아크릴판으로 제작하면 접합 면을 접착제로 붙이기 때문에 실리콘을 바르지 않아도 됩니다. 훨씬 깔끔하고 심플한 모양의 어항을 만들 수 있어요.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어항이 터지는 사고입니다. 아크릴판의 접합 면이 떨어지면 어항의 물이 방바닥으로 쏟아져 흘러 물바다가 될 것  입니다.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물의 높은 수압과 무게를 견디도록 설계하고, 튼튼하게 접합해야 해요. 그렇다고 아크릴 접착제로 접합한 후 다시 실리콘으로 한 번 더 칠할 수는 없잖아요.

이런 위험한 작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크기는 가로, 세로, 높이가 300mm x 300mm x 400mm로 합니다. 일반 가정에 작지도, 크지도 않은 사이즈입니다. 8마리의 구피와 새끼를 낳았을 때도 충분한 크기일 것 같아요. 물을 가득 채웠을 때 물의 양은 약 34리터이고, 수압을 계산해 보니 약 3.4 kPa = 0.034 bar로 나오네요. 이 정도의 물의 무게와 수압을 견디려면 아크릴판의 두는 최소 3mm 이상은 되어야 합니다.

저는 8T 두께의 아크릴판으로 제작했어요. 6T로 만들어도 안정적일 것 같으나 최대한 안전하게 하려고 8T가 적합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아크릴판 구매

먼저 8T 두께의 투명 아크릴판을 구매합니다. 모두 5장이 필요한데요. 300mm x 300mm x 400mm 크기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아크릴판 크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바닥판: 300 x 300 – 1장

앞, 뒤판: 300 x 392 – 2장

좌, 우 측면: 284 x 392 – 2장

 

바닥 판을 바닥에 깔고 그 위로 앞, 뒷면과 측면을 붙이는 구조입니다. 아크릴 수조 제작자마다 방식의 차이는 있는데요. 어떤 사람은 바닥 판을 앞, 뒤, 측면 판이 감싸는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바닥판 위에 앞, 뒤, 측면판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할 겁니다. 수압을 생각하면 모두 한 번에 떨어지는 것보다는 옆으로 밀림에 대한 저항력도 있을 것 같아서 올려놓는 방식으로 만듭니다.

인터넷에 ‘아크릴판’ 검색하면 필요한 두와 크기로 재단해서 판매하는 업체가 많아요.

 

아크릴판으로 어항 만들기

만드는 방법은, 일단 아크릴판으로 어항의 형태를 만들어서 테이프로 붙인 후 안쪽에 접착제를 흘려 발라 접합합니다.

그러기 위해 우선 안쪽의 보호 비닐을 제거합니다. 손톱으로 살짝 긁으면 쉽게 떨어집니다.

그다음 박스테이프 같은 것으로 붙여서 어항 모양을 만듭니다.

 

접합 면에 아크릴 접착제를 스며들도록 하여 살살 조금씩 뿌립니다.

아크릴 접착제는 물처럼 묽고 투명합니다. 아크릴 접착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아래 글(링크)참고 바랍니다.

https://tankbit.com/%EC%A0%80%EC%9E%A5%EC%86%8C/581

아크릴 접착제는 일반 접착제와 달라요. 다루기 어렵고 위험합니다. 꼭, 위 글을 읽고 숙지한 후 제작하시기 바랍니다. 손 기술이 필요해요. 위험하니 손 기술 없는 사람은 만들지 마세요. 따라 하다가 사고 나는 경우는 모두 본인 책임입니다. 반드시 환기를 시키며, 안전 보호구를 착용하고 작업해야 해요.

아크릴본드를 접합면에 스며들도록 뿌린 후 어항을 잡고 두 손으로 들어서 회전하며 골고루 접착제가 접합면 전체에 스며들게 뿌려줍니다. 이렇게 할 경우, 접착제가 물처럼 묽기 때문에 물을 담았을 때 물이 만한 틈은 접착제가 스며들어서 다 막아주긴 합니다.

아크릴 접착제는 용해성 접착제라서 두 개의 아크릴을 녹여서 붙이는 원리이기 때문이죠. 틈새(구멍)는 모두 막아주지만, 단순히 방수만 될 뿐 높은 수압을 견디기에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어요. 모든 접합 면이 아크릴 접착제가 묻어서 접착되어야 해요.

아크릴 접착제로 아크릴의 접합면을 붙이고 완성한 다음 최소 24시간, 최대 3일까지 건조한 곳에 놔두고 건조 시기키를 권장합니다.

 

아크릴판 어항 완성

어항이 완성되었어요. 깔끔하죠?

물을 담아 누수 테스트를 합니다. 구피를 이사 시키려면 수돗물을 사용하는데, 수돗물은 염소(Cl)가 있기 때문에 하루 정도 담아놨다가 염소가 날가면 이사시켜야 해요. 구피가 물 적응을 하려면 기존에 살던 곳의 물을 섞어줘야 하는데, 누수 테스트를 위해 가득 담았어요.

다 만들고 나니 결함이 보이네요. 아크릴 본드가 제대로 스며들지 않아 접합이 잘 안된 곳이 많아요. 위 사진은 우측 판과의 접합면 이고요.

 

위 사진은 좌측 판의 접합면 입니다. 자세히 보면 붙은 면과 붙지 않은 면이 보이죠? 8mm 접합면 중 반 이상 안 붙은 곳도 있어요. 아크릴판이 두꺼워서 접착제가 전부 스며들지 못 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초, 설계할 때 3mm만 붙어도 된다고 했었는데, 3mm 이상은 붙어있어서 어항이 터지거나 물이 지는 않았어요. 이렇게 3주 정도 구피가 살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큰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어요.

불안감을 떨치지 못해 다시 제작하기로 합니다. 위 사진은 다시 제작한 어항에 두 번째 이사를 시키기 위해 어항을 바닥에 내려놓은 사진입니다.

 

다시 제작

다시 제작하기 위해 아크릴판을 다시 주문합니다.

이번에는 박스테이프로 형태를 만들어서 안쪽에 아크릴 접착제를 뿌리는 방식이 아닌, 아크릴판 한 면씩 따로, 따로 붙이는 방식으로 하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바닥 판에 앞, 뒤, 측면 판을 수직으로 세워 붙이는 작업이 필요해요. 아래 사진처럼 직각자 두 개를 양쪽에 고정하여, 한 면씩 수직으로 접착제를 발라 붙입니다. 이렇게 하루를 건조 시킵니다.

잘 안 붙었으면 다시 뜯고 본드 바르고, 다시 붙이기를 반복합니다. 접합면에 100% 접착제가 스며들도록 해야 합니다. 접착제 바르고 1분만 지나도 용해가 시작돼서 붙으려고 해요. 신속하고 정확하게 작업해야 합니다.

모든 면을 다시 접합하고 누수 테스트를 합니다. 물을 가득 채웠어요. 하루 동안 테스트합니다.

원래 어항이 있던 자리에 올려놓고요. 기존에 살던 어항의 물과 섞어 주기 위해 새 물은 1/3만 받아서 수돗물의 염소를 날아가게 합니다.

새로 만든 어항의 아크릴 접합면 입니다. 이전에 만든 것과 비교되죠?

  

접합 면이 깔끔하게 붙어있는 모습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접합면이 100% 접합된 것은 아닙니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이 정도면 안전할 것 같아서 그냥 사용하기로 합니다. 다음에 다시 만들면 방법을 달리해서 접합을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음에 드네요. 더 넓은 세상(?)에서 구피들이 마음껏 헤엄치는 모습이 뿌듯합니다. 이렇게 깔끔한 어항의 모습이 유리 어항으로는 연출하기 어려운 아크릴 어항만의 장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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